세상에는 수도 없이 미친 사람들이 많다. 

자기 위주로만 세상이 돌아가는줄 아는 사람도 있고 

목소리만 크면 자기가 무조건 이기는줄 아는 사람도 있고

자기 손 하나 까딱하기 싫어서 무조건 남한테 시키는 사람도 있다. 

 

물론 부자동네 약국엔 안타깝게도 저런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기득권층이라, 돈이 많아, 돈을 써서 사람을 부리고 돈을 써서 시간을 버는 사람들이라

직접 할줄 모르는 게 많다. 

의사한테 전화할 의지는 없는데 

약국에 와서 의사한테 팩스 한번 더 하라고 성질내는 의지는 있는 사람들이다. 

팩스 8번이나 보냈다고 이젠 본인이 전화하셔야 한다고해도

한번 더 보내보란다. 

 

자기는 자기가 약국에 내 처방전이 다 됐는지 연락 안 할 거라고

자기한테 자기보험 문제가 다 풀린다면 직. 접. 전화하라는 사람도 있었다. 

직접 전화하는 건 힘들다. 하지만 내가 일하는 날이면 전화해 드리겠다고 대답했음에도 불구하고

100%의 확답이 아니라 그런가 계속 직. 접. 전화하라고 했고

대충 예예하고 보냈다 

아 물론 내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이름까지 손수 물으시곤 가셨다 

그러라고 하지 병신 

더럽고 앵꼬워서 내가 니보단 그릇이 크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약 다됐을 때 직. 접. 전화했다 

물론 음성사서함으로 직행했지만 말이다. 

 

디티에서 잘 안 들린다고 가게 안에 들어오실 수 있냐 물으니

내가 지금 잠옷차림인데 어딜 들어오냐며 성질을 버럭 내는 사람도 있다

내가 니 하반신이 어찌 보여요

 

디티로 올 거면서 조수석에서 쿠폰 번호 알려주길래 안 들린다고 들어오라고 하니

운전석에 앉으신 남편분께서 친히

언성을 높이며

WELL SHE CAN"T WALK!라고 하셨다

내가 마음을 읽나요?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쿠폰 번호 읽어주면 되는 거잖아

쿠폰번호 하나하나 알려줄 때마다 eyeroll을 얼마나 하던지

내가 쓸데없는 정보 묻는 줄 알았다

내가 니 도와주는 건데 눈알은 왜 돌려요

 

디티는 게으른 사람들만 온다라고 하니

친구가 한 말이 있다

America Exists and Thrives because of Lazy People 

참말이다

 

90% 손님이 저러해도 진짜 딱 두 분은 유난히 친절하다

한분은 내가 쿠키 좋아한다고 하니 크리스마스 선물로 쿠키를 구워오셨고

한분은 디티로 들어옴에도 불구하고 항상 크게 손을 흔들아주며 나를 맞이해 준다. 

딱 이렇게 두 분이다. 

 

그분들 생각하며 나도 손님들께 조금 더 친절하게 대해야겠다. 

긴 싸움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선은 이길 테니. 

안 이긴다면, 어쩔 수 없지

 

 

 

이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나는 디티가 있는 약국에서 3년째 일하고 있는 중이고

첫 약국은 디티 라인이 2개가 있었으며

현 약국은 디티가 1개가 있다. 

 

디티를 없애야한다는 말을 하기에 앞서,

다리가 불편한사람

코로나, 독감에 걸린사람들은 제외하고 

왜 디티가 없어져야는지 글을 써보겠다. 

 

차가 주는 익명성


디티에 있으면 온갖 욕을 듣는다. 

안그래도 욕들을 일이 많은데

'차' 라는 매개체가 익명성을 준다. 

차에서 아무리 욕을해도 뒷 차가 자기 얼굴을 보지 못하기떄문에

키보드 워리어같이 자기 감정을 배설하고 유유히 떠난다.

 

예전에 인력이 너무 모자라서 드라이브스루를 몇달 닫은 적이 있는데 

놀랍게도 그렇게 화내던 사람들이 

가게안으로 들어오니 화를 안내는거 아니겠는가 

가게 안에서 목소리를 높이면

다른 손님들이 자기 얼굴이 다른사람들 뇌리에 남기때문에

최대한 감정을 절제한다. 

 

심지어 지 멋대로 안된다고해서 

클락션 빼애애앵 울리고 가는사람들도 여럿있다

왜그러고 사시는지

 

아 물론 가게 안으로 들어온다고해서 

화 안내는것도 아님

 

별것도 아닌걸로 가게안에서 화내는 사람들이 찐임 

 

 약국이 패푸 음식점?

미국엔 거의 모든 패푸 레스토랑에 디티가 있는데

약국도 회전율을 높이기위해 디티를 만든걸로 추정이 되는데, 

 

약국이 패푸점인지 착각하는사람들이 너무 * 100 많다

약 왜 안나오느냐

자기가 지금 1시간동안 기다렸다느니 

(아니다) 

 

자기가 지금 공항가야하는데 약 5분만에 만들어내라느니

(그렇게 바쁘셨으면 어제 오셨어야죠)

 

다시말하지만 그냥 음식 나오는곳도 아니고

약이 잘못나가면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가는,

심지어 환자 정보 보호법에 어긋나는 일도 생길수가 있으니

재촉한다고 다 되는 일이 아닌데

맨날 빨리빨리 내놓으라고 한다

Why are you making your emergency my emergency

 

약 만드는데 20분정도 소요된다고하면

투엔티 미닛????????

Can you do it faster?????? 라고 하는사람 오조오억명이다

 

여기가 맥날인가요

맥날한테 가서도 그렇게 땡깡부리세요?

 

3. 이기심/게으름

 

주로 차에서 내리기 싫으니까 디티 이용하는사람들이 많다

디티의 목적은 그거다

'손님들을 위한' 편리성이다

 

보험문제로 가게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면

토씨 하나 안틀리고 'No  i don't want to' 라고 하는사람들 많다

님의 선호도를 묻는게 아니라 들어오라고 한건데요...

yes or no 가 아니라

들어오셔야해요

뒤에 차 밀려요

 

그래도 들어오라고하면

진짜 큰걸음 행차 한사람마냥 군다

걸으면 뭐 어찌되는 병이라도 걸렸나

걷는거 무지막지하게 싫어한다

이럴 날 머지않았다고 본다

 

귀가 잘 안들리는데도 디티를 이용한다

생년월일 이라는 말을 수백번을 물어봐도

생년월일 말 안해준다

비밀인가보다

 

엔진소리가 큰 트럭을 몰고도 엔진 끌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자기만 잘 들리면 상관없다는 주의인거같은데

고막/목 찢어지는 나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안들린다고 엔진 꺼달라고하면

비웃으면서 자기 목소리를 키운다

아니 귀가 아프다고요 엔진때문에

 

죽어도 못놓는 멀티태스킹

 

디티에 들어오면서

노래는 꼭 들어야하고

전화도 꼭 해야하며

인스타그램/틱톡도 꼭 해야한다

 

생년월일 뭐냐고 수백번 물어봐도

인스타보느라 정신이 없다

 

집주소 확인좀 부탁 해도

전화해야하느라 나보고 다시 말해보란다

 

디티때문에 사람들이 더 싫다 

알바는 3-8개월이면 그만두던 내가, 

약국 테크니션 일은 이상하게도 2년 넘게 하고있다. 

손님이 최악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미국 약국시스템은 한국이랑 많이 다르다. 

 

우선 환자가 처방전을 가지고 원하는 약국에 직접 가는게 일반적인대신, 

미국은 환자가 자주가는 약국이 따로있고, 의사한테 ㅇㅇ 약국으로 보내주세요 하면 e-fax로 처방전을 보낸다. 

(물론 종이 처방전 가지고 다니는 환자들도 있음) 

 

그렇게 e fax로 온 처방전이 우리 시스템에 뜨면

우리는 그걸 우리시스템에 또 입력을 한다. 

팜텍 입력 -> 약사가 다시 확인 -> 처방전 출력 -> 약만들기 -> 약사가 약 검수 -> 약 팔기

까지가 보편적인 약이 어떻게 환자한테까지 가는지 이야기인데

 

여기에 보험문제가 끼면 매우 골치아프다 ㅎ

보험 시렁 

 

최소 1개부터 1000개가 넘는 약통에서 약을 꺼내와 처방전이 내려준 갯수에 맞게 약을 센다. (대부분 1달, 3달치로 나와서 30, 60, 90, 120, 180, 540 개 이런식으로 세면된다)
그리고 미드에서 자주 봤을법한 약통에 약을 담고

우리가 이렇게 만든약을 약사가 다시 검수한다. 

가끔 잘못된약을 넣을수가 있기때문에... 

둘다 doxycycline 100mg으로 같은 약이긴하나, 제조업체가 다르다. 제대로 안보고 약 세면 실수하기 딱 좋음. 그래서 검수 필수임

 

검수가 끝나면 약사가 봉투에 넣고

성 (last name) 에 따라 

이런 플라스틱통에 하나하나 다시 또 분류한다

라스트네임에 따라 약 봉투가 분류된다

 

그러고 환자가 오면 

약을 판다.

 

그리고 매달 유통기한이 지난 약들을 버리는데

어떻게 버리느냐...

여기있는 약통 하나하나 다 봐야한다..^^

약통 하나하나 돌려가면서 유통기한 확인한다 ^^

 

약은 월-금 배달이 오는데

급하게 재고정리를 하다보니 선입선출이 안된다. 

 

그래서 유통기한 임박/유통기한 지난게 맨 뒤에 들어가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매달 유통기한 확인하면서 유통기한 얼마 안남은것들은 앞으로 빼둔다.

진짜 임박한거면 (2-3달 남은경우) 

Use me first! 라는 스티커를 붙인다

(사실 그딴 스티커는 없음. 내가 스티커에 직접 써둔거임) 

매월 말/초 마다 스티커랑 네임펜 들고 약통 뒤지기에 바쁨

 

근데 애들이 다 하기싫어하는 일이라 내가 다 함

그래서 이거 할때만큼은 애들이 디티에서 빼줌 

나야 매우 이득 

 

 

매일매일 이미 만든지 10-12일이 지난 약들을 일일히 찾아내서

분해해서 다시 쓴다. 

(어차피 팔렸던 약도 아니니 재활용해도 문제없음) 

 

일주일에 한번씩 약국에 있는 모든 약봉지들을 스캔해서 

1) 우리가 못찾았던 약봉투 --> 못찾은경우 다시 만듬. 

2) 환자가 다른 약국 지점으로 가서 약을 픽업한경우 

3) 환자가 스스로 필요없다 생각해/가격때문에 주문 취소를 한 약 

 

이런것들을 다 골라낸다. 

 

음 할거 너무 많아

 

의료계에서 일하다보면 

미국 보험이 얼마나 골치아픈지 몸소 경험할수있다. 

보험 너무 싫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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