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주 일요일,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너희 매니저 이동간다더라' 라는 말을 했다. 

 

언제,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이동간다는 말에

그 말을 들은 모두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가질 않았다. 

 

아 이게 약사님이 이야기 하셨던거구나 

그래서 믿어달라 하셨구나

인사팀이때문에 말을 못했구나 싶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매니저 상대로 HR 리포트가 작년부터 올해 1월까지 n개나 들어간 상태였다. 

나도 리포트 기반으로 HR 조사를 받았고

그 리포트에 언급된 모두가 조사를 받은듯 했다. 

 

매니저도 HR 조사를 3시간동안 받았는데

'I had to defend myself that I'm a good person' 이라고 하길래

그냥 그렇게 흐지부지 된거 같았으나

 

이동을 간다니. 

 

이 소식을 모두게에 알려주니

'존버는 승리한다'의 표본이라나 뭐라나 ㅋㅋㅋㅋㅋㅋ

 

그주 월요일에

매니저는 이동간다고 통보를 받았고

약사님말에 의하면

'I think he's mad that he's transferring...? but oh well' 이라는 말씀을 하셨다. 

 

이동 통보를 받은 뒤에도 

종종 말도 안되는 속도와 말을 했지만

우리모두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중이다. 

 

참고로 이동가는 가게는 우리가게보다 더 바쁘다던데

어찌될지 모르겠다

이제 차차 알아가겠지. 

모든 약국 사람들에게 나 그만둘거야 라고 말한뒤

약사님께 

'2주 notice 줄래요. 저 그만둘래요. 스케쥴 5/1일까지 짜여져있으니까

그때까지만 일하고 저 안나올래요' 라고 말했다.

 

여담이지만 나는 매니저 약사님들 참 무척이나 따르고 좋아했다.

내가 이렇게 멀티의 멀티 태스킹 하는것도

매니저 약사님이 디엠에게 너무 스트레스받는거 같아 내가 더 열심히 일했다. 

 

매니저 약사님이 내 대학원 추천서도 써주셨고

뉴욕대에 붙었을때도 매니저 약사님께 연락드렸고, 

그분도 일 끝나자마자 너무너무 축하한다고 전화까지 바로 하셨고,

내가 보스턴에 붙은날,

부모님보다 제일 먼저 알린분이 약사님이었다.

나는 그분을 정말 존경했고, 좋아했고, 잘 따랐다. 

 

그렇게까지 존경하는 분한테 내가

그만두고 싶다고 말하기까지 얼마나 용기를 냈겠는가.

 

하지만 그 말을 꺼냈을때의 약사님의 표정을 잊지 못한다.

너무나도 충격받으신 표정이었고

제발 제발, 그런 말 하지 마라며

나중에 이야기 해줄게 있으니 제발 제발 그 말은 하지말아달라 했다. 

 

그말을 들은순간

'아 나는 그냥 여기에 8월달까지 일해야 하는 사람이구나' 싶어

눈물이 나왔다. 

 

왈칵 쏟아지는 눈물을 참고

디티에 차가 안오는걸 확인한 후에

화장실 잠시 다녀오겠다는 말을 하고

눈물을 쏟아냈다. 

 

눈물의 이유는 모르겠다.

심적으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매니저만 보면 숨이 턱턱 막히고

집에서 나와서 약국으로 운전해가는 길조차 속이 메슥거렸다.

그의 무능력함때문에 내가 더 빨리 움직여야했고

속으로 수많은 말을 삼켰고

그 하나 때문에 직원들을 떠나보냈다. 

그 다음날이던가,

매니저 약사님이 나를 따로 불러내시곤

'제발 처방전 입력하지도 말고, 전화받지도마' 라고 당부를 하셨다.

 

내가 한번 주중에 일을 안한적이 있는데

내가 없으니 그 아무도 처방전 입력도, 전화도 받지않아 너무 힘들었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다. 

 

알겠다고 대답은 했으나, 

어쩌겠는가

일이 쌓이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내가 전화받고

미루고 미루다가 내가 처방전 입력하고

보다못한 내가 일을 끝내곤 했다. 

 

또 그 다음날, 

5시즈음

나 포함 테크니션이 4명이나 있었는데

3명 (매니저포함) 은 자기들끼리 뒤에서 노느라 정신없고

나 혼자 프론트, 디티, 처방전 입력을 하다가

전화가 울렸다. 

 

누군가는 받겠지

누군가는 받겠지 싶었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 누구도 받지 않았다. 

 

참다못해 너무 화가나서 

'Can anybody pick up the phone?"

하니 그제서야 누군가가 받았는데

도대체 왜 

일하는사람이 4명이나 있는데 내가 3명의 몫을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매니저라는 사람이

뒤에서 히히덕거리는 정신머리가 궁금했다. 

다른 정직원 약사님과 나눈 대화내용

옛 시니어가 medical leave로 잠시 떠나고

내가 시니어가 되었을때

이제 본사에서 주는 압박감과 책임감은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져왔다. 

 

매니저는 아는지 모르는지

전화도 안받고

경악스러울정도로 약 만드는 속도도 느렸고

모든게, 정말 모든게 느리고 멀티가 전혀 안됐다. 

 

능력은 한참 못미치는데에 비해

나름의 자존심이 있어서인가, 

일을 하라고 돌려말하면

매우 기분나쁜 티를 내며, 나한테 오히려 가시를 세우곤 했다.

 

예를들어,

나는 이미 약을 50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인데

프론트와 디티는 이미 정직원들이 맡고있는 상황.

매니저는 그냥 헬퍼 포지션으로 전화를 받거나 프론트에 줄이 길어지면 레지스터를 하나 더 오픈하는 포지션이었다.

 

난 이미 약을 만들면서 처방전 입력을 하고있을만큼 일을 쳐내는데,

매니저는 이야기하느라, 다른일 하느라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내가 이미 6번째쯤 전화를 연속으로 받았을때 즈음, 

참다 참다 못해

'Can you pick up the phone please?" 라고 하니

'I will, after finishing my convsersation with my coworker, ____"

말이라고 하는건가

 

자기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진 모르겠으나

그 어떤 대화도 전화받고 이야기할수 있는 내용이다. 

물론 대화의 중요도는 내가 정하는게 아니라만서도

지금은 돈을 받고 일하는중 아닌가.

본사가 하라는대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본사는 전화가 1분이상 울리면 안된다고 했었기에,

모두가 얼마나 바쁘던 전화를 받기에 급급한데

매니저라는 사람이,

자기 이야기하느라 전화를 안받는게 말이 되나. 

(참고로 영화 이야기 하고 있었음. 일 이야기 한것도 아니었음)

 

그리고 전화좀 받아달랬다고 저렇게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게 말이 되나 싶었다.

어이도 없고 기도 안차서

그 전화는 내가 받았고

그 뒤로 어떠한 부탁도 일절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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